
2025.8.20(수) 발매
박주희 [굿바이 섬머 Goodbye summer]
1. 굿바이 섬머 Goodbye summer
2. 공황 Panic
3. 여름 오후 Summer afternoon
4. 치킨런 Chicken run
5. 어느새 Before I Knew it
이런 저런 음악을 하고, 앨범을 참여하고, 여러 세선을 하고, 작편곡을 하면서
아예 내 이름을 걸고 발매한 앨범은 한번도 없었고 이번이 처음이다.
어찌 이제서야! 하고 한탄하지만 원래 항상 느려 왔던 내 인생에 뭐 별 다른거 있나 싶다.
그냥 작은(큰) 바람이라면, 많은 분들이 듣고 좋아하고, 그저 편안해 하는 음반이었으면 좋겠다.
많은 준비를 하지 못한 관계로 겨우 다섯곡짜리 EP 하나 발매한다.
다음 앨범은, 어쩌면 다음은 안되더라고 그 다음, 혹은 그 다음이라도
EP정도가 아니라 10곡 정도 담은 정규 앨범을 발매 할 수 있으면 한다.
아니, 다음이 아니라 올해 안이었으면 좋겠다.
물론 개인앨범 이외에도 "사라의공방"이나 "시노래프로젝트블루문"들의 음반도 준비해야 한다만
그 짬짬이라도 내 숙변과도 같은 개인 정규앨범을 발매하고 싶다.
정말 숙변같다는 표현처럼 짧고 간결하지만 정리되지 않고 이리저리 흩어진 인생처럼 정말 그런 찌꺼기 같은 상념들과 부스러기 같은 소품곡들이 여럿 있지만 아직은 너무 부끄러운 나머지 차마 발표할 생각을 못하고 있었으나,
이래서는 안되겠다, 이러다 그냥 늙어 죽는게 빠르겠다 싶어태도를 바꾸고 꼭 발매하고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다.
하여간 이번 EP앨범은 본명 달고 발매한 첫 앨범이니 만큼 "잘 됐다." 라는 표현보다는 "괜찮다."라는 평을 받고싶다. - 허기사 뭐 나같은 빵부스러기 보다 못하고 이름도 없는 음악가를 누가 관심이라도 주려나 말이다.
어쨋든 간에 이번 앨범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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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반소개
아! 어느새 여름은..
조금 더 머무를 줄 알았던 계절이 아무 말 없이 스쳐 지나가 버렸다.
눈을 돌린 사이 피고 진 꽃들처럼
마음속에도 아직 피지 못한 것들이 있는데
시간은 그것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렇게 ‘어느새’ 지나버린 시간들, 말로 다 하지 못한 감정, 속도를 잃은 마음을 조용히 이야기하고 싶다.
어린 시절의 기억, 사라진 계절, 그리고 문득 찾아온 질문들.
‘나는 어디쯤 와 있는 걸까?’
‘진짜 행복은 언제였을까?’
이 궁금증들은 달아난 여름과 지나온 날들 위에 살며시 내려앉는다.
멈춰 선 적 없는 일상 속에서 잠시 마음을 다독이게 하는
작고 조용한 여운.
이 음악들은 내 어중간한 태도처럼 계절의 틈, 그 사이 어디쯤에서 들려오는 속삭임이다.
1. 굿바이 섬머 goodbye summer
한참을 정신없이 걷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여름이 저만치 멀어져 있었다.
봄이 왔던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이미 여름까지 지나가 버렸다는 걸,
늦은 오후, 습한 열기 대신 살짝 미지근히 부는 바람이 피부를 스칠 때에서야 알아챘다.
작고 낡은 교외의 놀이동산.
무채색처럼 바랜 놀이기구들 사이, 한 아이가 천진한 웃음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행복한 표정 속에서 언제인지 모를 지나간 여름, 잊고 있었던 어렴풋한 장면을 애써 기억한다.
잠깐 스쳐갔지만 오래 남는, 또한 가물가물한 그런 기억.
노을이 진 저녁 하늘 아래
문득 묻게 된다.
나는 어디쯤을 살아가고 있는 걸까?
그토록 기다렸던 인생의 여름은 나도 몰래 이미 다녀간 건 아닐까?
마음은 조용하다.
길게 부는 늦여름의 바람처럼,
땀이 식으며 살짝 따끔해진 얼굴처럼,
시간이 흐른다는 사실에 조금은 아쉽고,
살아 있음에 조금은 감사한 마음.
무언가 끝났다는 사실은 늘 슬프지만,
그 끝에서야 비로소 진짜 여름의 향기를 느낀다.
작곡, 편곡, piano, accordion, all orchestra programing 박주희
2. 공황 Panic
처음엔 어떻게든 해보려 했다.
일단 해보고, 아니면 다시 하면 되지.
그렇게 말하며 시작했던 일은 하나 둘 꼬이고, 결국엔 전부 엉망이 됐다.
이쯤 되면 웃음이 나올 법도 하다.
아니, 정말 웃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중간부터였는지, 아니면 애초에 시작이 틀렸던 건지도 모르겠다.
몸은 점점 무거워지고,
머릿속은 하얘지고,
뭔가를 더 시도하기엔 이미 한참 지쳐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문득,
‘아, 그냥 포기하자’
그 한마디가 스르륵 흘러나왔다.
어딘가로 도망치다 딱 잡힌 기분,
자포자기한 상태에서 웃음이 새어 나오는 그 순간.
그 안에는 조금의 익살,
그리고 작은 절망이 뒤섞여 있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무너진 건 아니다.
다만, 잠깐만 이렇게 쉬고 싶었을 뿐.
손을 놓고, 마음도 내려놓고, 우스워 보이더라도 말이다.
작곡, 편곡, Guitar, bass(atelier m#245), piano, drum 박주희
3. 여름 오후 Summer afternoon
오후 세 시, 창가에 기대어 아래를 내려다본다.
햇빛이 보도블럭과 시멘트를 뜨겁게 달구고,
놀이터는 아무도 없이 텅 비어 있다.
그저 그네가 바람에 천천히 흔들릴 뿐.
고요 속에서, 나는 문득 떠올린다.
뛰어다니며 서로를 부르던 목소리,
모래를 차는 발소리,
숨 가쁘게 웃던 어린 날의 숨소리.
그때 나는 세상이 전부 이 놀이터 같다고 믿었다.
작지만 끝없이 넓은, 온전한 내 세상.
이제 풍경은 달라졌다.
주차장엔 차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고,
놀이터는 더이상 모래가 없다.
새로 지은 아파트 외벽은 굳건하지만,
그 속에 따뜻한 온기는 없다.
모든것이 변해도 그날의 웃음과 숨소리는 내 안에 남아 있다.
지금의 낯설기만한 세상 속에서,
그때의 기억만이 나를 여름 오후로 데려간다.
작곡, 편곡, Nylon Guitar, bass(nordy vj5), piano, drum 박주희
4. 치킨런 Chicken run
삶이란 건 가끔, 쫓기듯 골목을 내달리는 도둑 같은 느낌일 때가 있다.
바쁘게, 허겁지겁, 잡힐 듯 말 듯 뛰어다니다 보면
무엇을 위해 뛰는지도 잊어버린 채 그저 발 아래만 보고 달리게 된다.
어쩐지 그 안엔 현실에 대한 자조와 체념,
그리고 아주 약간의 희망이 섞여 있다.
"오늘은 잡히지 말자, 어차피 내일도 도망쳐야 하니까"
이 곡은 그런 인생의 추격전을 빠르게, 하지만 약간 우스꽝스럽게 풀어낸 음악이다.
진지한 상황 속에서도 웃음이 새어 나오던 예전 그 시절 드라마 속 골목 추격전처럼,
그저 도망치는게 아니라 인생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발걸음에 대한 작은 헌정이다.
익살스럽지만 절실하게,
웃기지만 눈물 나게.
작곡, 편곡, Guitar, bass(atelier m#245), piano, drum 박주희
5. 어느새 Before I knew it
처음부터 이럴 생각은 아니었다.
무언가를 꼭 이뤄 내야겠다거나 어디까지 가야만 한다는 목표도 없었다.
그저 하루를 살아가는 데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을 뿐인데,
어느새, 나는 겨우 여기 있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계절은 생각보다 빨리 바뀌고
기회는 조용히 스쳐 지나가며
시간은 처음부터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아직 꽃피우지 못한 꿈 하나, 꺼내 보지도 못한 말들 몇 개,
놓친 듯한 여름의 끝자락이 마음을 저린다.
돌아보면 별 볼일 없었던 날들이 어쩌면 내 인생 가장 빛났던 시간이라는 것을
이제야 조금씩 알 것 같다.
늦은 오후의 공기처럼 느리게 흥얼거리는 멜로디 속에서
나는 지나간 시간들을 떠올린다.
말 없이 스며드는 바람 한 조각이
때로는 그 어떤 위로보다 깊다.
이 곡은 지나간 계절과 아직 오지 않은 계절 사이,
그 애매모호한 틈에서 잠시 머무는 감정의 기록이며
무언가 지나가버린 뒤에 남겨진 마음이다.
작곡, 편곡, Nylon Guitar, accordion, bass(nordy vj5), piano, all brass&string programing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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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하다. 작곡, 편곡, 연주, 기획, 디자인, 기타 등등 어느 하나 내 똥손을 안거친게 없고
도움이라면 중간중간 마실거라도 가져다 준 아내와 아들정도.
잘 될지 안될지는 하늘에(아니 내 실력에) 달렸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구상에서부터 마스터링과 디자인까지 완전 1인 인디시스템으로 만들어 낸 앨범이니 만큼
기대보다는 애정이 크다고 말씀 드리겠다.
누구에게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조금이나마 편하겠지만
어디 그럴만한 내 상황인가 싶다. 제작비도 1원 한푼 없는 마당에, 혼자 해야지요뭐.
하여간 기대 안하고 희망 안가지고 욕심없이 사심없이 바라지 말고 기다리지 말고 희망을 품지 말고 혹시나~도 하지 말고
그저 묵묵히 갈 수만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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